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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인터뷰] 신예 무용수 김원영. 창작탈춤극 ‘동동’의 신비로운 캐릭터 “월”을 깨우다!

발행일 : 2017-11-16 15:18:21

정동극장에서 26일까지 공연되는 창작탈춤극 ‘동동’에는 신비로운 캐릭터 ‘월’이 등장한다. ‘동동’의 주 플롯은 고려 여덟 번째 왕 ‘현종’이 우연히 강감찬 장군의 탈을 갖게 되며, 잊고 있었던 자신의 ‘용기’를 되찾는 것이다.

현종을 설명하는데 있어 ‘월’은 중요하다. ‘월’은 현종의 트라우마를 상징하면서, 동시에 위태로운 그를 지켜주는 ‘영혼’이자 공연의 말미엔 결국 찾게 된 현종의 ‘자아’로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때문에 ‘동동’에서 ‘월’은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캐릭터다. ‘동동’의 관객을 호기심 일게 만드는 캐릭터 ‘월’을 신비로운 매력으로 표현하는 신예 무용수 김원영를 소개한다.

창작탈춤극 ‘동동’ 에서 현종을 지키는 ‘월’ 역의 김원영 무용수. 사진=정동극장 제공 <창작탈춤극 ‘동동’ 에서 현종을 지키는 ‘월’ 역의 김원영 무용수. 사진=정동극장 제공>

김원영은 만23세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를 수료했다. 올해, 9월 대한민국무용대상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남자한국무용창작부문 전체대상을 수상한 신예다. ‘동동’ 공연이 끝나면 군 훈련소 입소를 하게 되는데 퇴소 후, 졸업 예정이라는 김원영 무용수를 정동극장 카페 정담에서 만났다.

이하 무용수 김원영과의 일문일답

- 무용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중학교 2학년 때 무용을 시작했다. 부모님 지인이 신체 조건을 보고, 무용을 추천했다. 당시 학교에 ‘두발규정’이 있었는데, 무용특기생일 경우 머리를 기를 수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 발레로 시작했는데, 계원예고에 진학하면서 고2때 한국무용으로 전과했다. 우연히 보게 된 선배들의 공연에서 한국무용의 ‘한’이 담긴 춤사위에 반했다.

- 어떤 작품들에 참여했었나?

주로 무용수로 참여했다. 올해 8월에는 남산골한옥마을 청년국악지원사업 공무 선정작 김시화 안무가의 ‘물속;속물’에 출연했다. 김재승 안무님의 마홀라컴퍼니 작품 ‘모래의 여자’에도 함께 했다.

김시화 안무가 ‘물속;속물’ 공연사진_오른쪽에서 두 번째 김원영 무용수. 사진=정동극장 제공 <김시화 안무가 ‘물속;속물’ 공연사진_오른쪽에서 두 번째 김원영 무용수. 사진=정동극장 제공>
2017 SPAF 초연작 마홀라컴퍼니 김재승 안무 ‘모래의 여자’ 출연, 오른쪽 커튼 아래쪽 김원영 무용수. 사진=정동극장 제공 <2017 SPAF 초연작 마홀라컴퍼니 김재승 안무 ‘모래의 여자’ 출연, 오른쪽 커튼 아래쪽 김원영 무용수. 사진=정동극장 제공>

- 무용수인데, 창작탈춤극 ‘동동’ 출연 계기가 궁금하다.

올 상반기, ‘탈’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 계기가 있었다. 탈춤을 제대로 배워 본 적 없는 상태에서 준비하느라 아쉬움이 많았었는데, ‘동동’ 오디션 소식을 접했다. 허창열 선생님이 탈춤 지도이고, 김재승 선생님이 안무가여서 출연하게 됐다. 김재승 선생님과는 계원예고 시절 사제지간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무용수이자 롤 모델이기도 하다.

창작탈춤극 ‘동동’ 中 어린 현종을 지키기 위해 비적떼와 싸우는 ‘월’. 사진=정동극장 제공 <창작탈춤극 ‘동동’ 中 어린 현종을 지키기 위해 비적떼와 싸우는 ‘월’. 사진=정동극장 제공>

- ‘동동’ 의 ‘월’은 어떤 역할인가?

많은 사람들이 귀신인지 사람인지 묻는다. 어찌 보면 귀신이다. 영혼이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현종을 지키는 호위무사라고 생각한다. 어린 현종을 비적떼로부터 지키려다 죽음을 맞이한 ‘월’은 영혼으로나마 현종을 지키고자 곁을 머문다.

그래서인지 무대에서 현종을 볼 때면 찡한 마음이 든다. 현종에 대한 충성심. 애틋함을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드라마적으로 ‘월’은 현종이 드디어 찾게 되는 ‘자아’의 기능을 하기도 한다. 현종의 그림자처럼, 거울처럼 곁에 있는 존재다.

창작탈춤극 ‘동동’ 中 어린 현종을 지키기 위해 비적떼와 싸우는 ‘월’. 사진=정동극장 제공 <창작탈춤극 ‘동동’ 中 어린 현종을 지키기 위해 비적떼와 싸우는 ‘월’. 사진=정동극장 제공>

- ‘동동’에서 춤을 출 때 어려운 점은? 연습기간 혹은 공연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탈을 쓰면 시야확보가 힘들다. 격정적인 춤을 출 때 저도 모르게 탈위치가 바뀐다. 보이는 탈의 위치를 신경 쓰면서 춤을 춰야 하기 때문에 2-3배 더 집중해야한다. 그리고 무용수이지만 ‘탈춤’을 많이 접해보지 않아 ‘탈 짓’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다.

에피소드는, 연습실에서 격정적으로 춤을 추고 보니 탈이 얼굴 위로 올라간 적이 있다. 춤추는 도중에 탈을 다시 쓸 수 없어서 올라간 탈의 콧구멍으로 앞을 보았다. 다행히 연습실에서 미리 겪은 일로 항상 주의하고 있는데, 관객들에게 차마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이다.(웃음)

창작탈춤극 ‘동동’ 中 춤을 추는 ‘월’. 사진=정동극장 제공 <창작탈춤극 ‘동동’ 中 춤을 추는 ‘월’. 사진=정동극장 제공>

- 무용수 김원영에게 창작탈춤극 ‘동동’ 공연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동동’은 한국 춤이 아닌 몸 연기에 대해 생각한 공연이다. 아직도 공부를 해 나가고 있는 과정이지만, 표현 범위를 키울 있는 소중한 경험이자 추억이다. 특히, 배우분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처음인데 많이 배우고 있다. 연기적인 디테일과 의미 전달에 대해 많은 공부가 된다.

‘월’을 연기하고 있는 김원영 무용수. 사진=정동극장 제공 <‘월’을 연기하고 있는 김원영 무용수. 사진=정동극장 제공>

- 올해 큰 상을 수상한 것으로 안다. 어떤 상인가?

2017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남자 한국무용창작부문 전체 대상을 수상했다.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남자 한국무용창작부문 금상도 수상했고, 동아무용콩쿠르에선 일반부 남자 한국무용창작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올해 상복이 많았다.

2017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남자 한국무용창작부문 공연장면(전체대상 수상). 사진=정동극장 제공 <2017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남자 한국무용창작부문 공연장면(전체대상 수상). 사진=정동극장 제공>

- 앞으로의 활동과 무용수로서의 목표는?

안무에 관심이 많다. 좋은 작품을 만들고 뛰는 안무가가 되고 싶다. 12월 말에 훈련소 일정을 마치고 나면, 안무작을 하나둘씩 선보이고 싶다. 진정성 있는 무용수, 그리고 안무가로 관객에 기억되는 것이 뜻있다는 생각이다. 그때까지 열심히 달리겠다. “이 무용수 참 진심이다” 혹은 “이 작품 정말 진실된 작품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인터뷰 하는 내내 무용수 김원영에겐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묻어났다. 왜 무용이 좋냐는 질문에 내성적인 성격으로 부끄러움이 많은데, 무대에 섰을 때 오히려 활력이 돋는다고 말한다. 천상 무용수란 생각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김원영 무용수의 신비로운 춤사위가 창작탈춤극 ‘동동’의 “월”을 깨웠다.

창작탈춤극 ‘동동’ 커튼콜 김원영 무용수 모습. 사진=정동극장 제공 <창작탈춤극 ‘동동’ 커튼콜 김원영 무용수 모습. 사진=정동극장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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