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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안단테’(1) 니니에 대한 드라마 내 폭력이 시청자들에게 주는 영향

발행일 : 2017-09-24 12:13:38

박기호 연출, 박선자, 권기경 극본, KBS1 일요드라마 ‘안단테’ 제1부의 부제는 ‘첫번째죽음’이다. 어른이 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성장 드라마로 얼마나 많은 공감과 힐링을 전달할지 기대가 된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는 16부작 드라마인데, 주 2회가 아닌 주 1회 방송되며, 일요일 오전에 편성돼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16부작의 드라마가 일반적으로 선택하는 시간과 방법을 따르지 않는 이번 작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 카이의 내레이션으로 진행, 이 드라마에서 감정이입해야 할 사람은 카이다

‘안단테’ 제1부 초반에는 카이(이시경 역)의 내레이션으로 진행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카이의 속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는데, 시청자에게 감정이입해야 할 사람은 카이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알려주는 연출법이 주목된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카이의 행동보다 집의 이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내레이션 없는 대화로 진행됐는데, 다음 방송에서도 반복될지 호기심이 생긴다. 카이에 감정이입해 시청하는 사람들은 카이의 내레이션이 마치 인터뷰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 카이의 귀여움! 일부러 귀여운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귀엽게 보이는 이유는?

‘안단테’ 제1부에서 카이가 귀엽게 나왔다는데 동의하고 공감하는 시청자들은 많을 것이다. 거짓말하고, 친구가 폭행당하는 것을 보고도 모른 척하고, 성적표 조작, 야동 관람까지 귀여울만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또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는 것처럼 드라마 속에서 대놓고 귀여운 행동을 하지도 않았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그런데도 ‘안단테’의 카이가 귀엽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시경 캐릭터의 외모는 대학생 정도로 볼 수 있는 카이인데, 하는 행동은 그냥 요즘 중고등학생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이시경 캐릭터 속에서 카이와 나 자신을 동시에 보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나이에 따라서 현재의 나 자신일 수도 있고, 과거의 나 자신일 수도 있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엑소(EXO)의 슈퍼스타 카이만 보였으면 멋지다고 했을 수 있는데, 연기자로서의 카이가 주는 매력에 분명히 귀여움이 있는 것이다. 만약 남자 시청자가 아닌 여자 시청자가 봤다면 ‘안단테’의 카이는 잘생기고 친절한 드라마 속 오빠가 아니라 날 괴롭히고 사고치고 다니는 현실 오빠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외모는 판타지를 주고 있지만, 행동에서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공감과 감정이입, 동일시에 의해 귀엽다는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남녀가 사귈 때 여자가 남자에게 외모가 잘생겼다고 하기보다 하는 행동이 귀엽다고 표현할 때의 마음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 카이에 대한 드라마 내 폭력이 시청자들에게 주는 영향

‘안단테’에서 카이가 멱살 잡히는 장면, 관에 숨어 들어갔는데 못질 당하는 장면에서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짐작이 간다.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카트’의 주요 출연진이 영화 속 복장으로 직접 서빙하는 밀면 이벤트 후 이어진 영화의전당 야외상영에서 태영 역을 맡은 엑소 디오(도경수)가 뺨 맞는 장면에서 4천 명의 관객이 보인 반응을 직접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관객들이 감정이입했을 때의 느낌을 짐작할 수 있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카이는 엑소 활동뿐만 아니라 연기를 할 때도 김종인이라는 본명을 사용하지 않고 카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엑소의 팬인 ‘EXO-L(엑소엘)’을 붙여서 읽으면 ‘엑셀’이 되고 마지막 단어로 애칭을 만들면 ‘에리’가 되는데, ‘에리’는 ‘종인이’를 빨리 읽을 때의 발음인 ‘종이니’, ‘종니니’에서 유래한 카이에게 ‘니니’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의 이시경 캐릭터와 니니(카이)를 동일시하는 것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서, 감정이입해 동일시하는 시청자들은 이시경을 통해 니니를 응원할 것인데, 이시경 캐릭터 자체에 대한 인정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카이가 하는 게임이 흥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할 수 있는데, 자신이 게임 중독된 명분을 ‘안단테’의 카이에서 찾으려는 것 또한 성숙하지 못한 시청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러브라인이 예상되는 김진경(김봄 역)과 키스신이 있을 경우에 카이와 김진경이 아닌 이시경과 김봄이라는 시야가 필요하며, 드라마 속에서 카이가 맞는 장면이 있을 때 카이의 편을 들더라도 상대 배우에게 무턱대고 적개심을 품지는 않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 니니를 위함이라는 것은 한 발 떨어져서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 빠른 전개, 반전에 대한 개연성, ‘안단테’ 첫방을 시청하고 거는 기대

‘안단테’는 카이의 거짓말이 주는 영향을 이시경 캐릭터 형성을 위한 과정으로만 활용하지 않고 스토리텔링의 전개와 반전을 위한 개연성 확보에도 적용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집이 이사를 가야만 하는 이유, 배경이 도시에서 시골 고등학교로 변한 이유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시청자들이 따라가게 만든 점이 주목된다. 처음부터 시골을 배경으로 하지 않은 이유 또한 돋보인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카이가 이삿짐 차에서 폰을 떨어뜨려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지게 만들었는데, 사고뭉치 이시경이 억울한 이시경이 되도록 만드는 디테일 또한 흥미롭다. 시골로 간 이후 다시 도시로 도망가고 싶은 마음, 시골에 다시 남고 싶은 마음 등 마음의 변화에 대한 개연성을 준 것도 다음 방송의 스토리텔링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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