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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병원선’(2) 개연성을 확보하면서 신선함까지 줬다면

발행일 : 2017-09-02 08:00:24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 제2회의 부제는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있을 때까지’이다. 외과의사 하지원(송은재 역)이 병원선에 오게 되는 이유가 펼쳐졌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개연성은 확보했지만 너무 뻔한 스토리텔링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다.

드라마 초반 이야기 세팅을 위해서 개연성과 신선함 중에서 선택한다면 개연성을 선택하는 게 시청자들의 호응을 더 얻는다는 면에서 볼 때 ‘병원선’의 선택은 훌륭하다고 볼 수 있지만, 신선함까지 더해졌다면 얼마나 더 절절하게 느껴졌을까 생각하면 아쉬움은 남는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 뻔한 이야기 구도, 시청자들은 이런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병원선’ 제2회에서는 하지원의 엄마 차화연이 병원선의 내과의사 강민혁(곽현 역)을 만나서 딸인 하지원을 소개해준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고 하지원의 사진을 병원선에 놓고 내리게 된다. 하지원과 강민혁의 첫 만남은 사진으로 이뤄진 것인데, 하지원과 강민혁이 동료애를 발휘하거나 또는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암시라고 여겨진다.

여기까지는 시집가지 않은 딸이 있는 엄마들의 일반적인 행동으로 공감할 수도 있고, 가볍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런데,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서울의 병원으로 딸을 찾아간 엄마는 딸의 모진 말에 딸을 직접 만나지 못하고 섬으로 돌아가게 되고, 결국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사망하게 된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간 이야기는 어찌할 수 없다는 개연성을 주는 것 같지만 비슷한 상황이 다른 드라마에서 자주 펼쳐지기 때문에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은, 드라마적 설정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원이 병원선으로 가기 위한 이유를 만들기 위해 꼭 엄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생사를 오가는 사람들을 살리는 감동을 등장인물과 시청자들은 앞으로 공유할 것인데, 불편함과 거부감 그리고 죄책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 스토리텔링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 의학 용어에 대한 해설과 설명이 자막과 대화를 통해 이뤄졌다면?

의학 드라마를 보는 우리나라 시청자들의 기쁨 중의 하나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자막을 통해서 혹은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의학 용어가 반복해 전달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런 점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실시간으로 풀어주며 재시청에 대한 욕구를 증대하기도 한다.

아직 드라마 초장기이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의학 용어에 대한 설명과 해설이 실시간으로 제공되지 않는다면 시청자들은 지적 호기심을 발휘할 기회가 줄어들 것이고 당연히 몰입도도 저하될 수 있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논리적으로 따지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어차피 휙 지나가는 의학 용어 설명 자막을 제대로 볼 수도, 본다고 전부 이해할 수도 없을 것인데 굳이 의학 용어 설명이 필요한 것인지 되물을 수도 있다.

짧은 시간에 실제로 자막을 다 읽고 내용까지 파악하는 시청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막을 봤다는 것만으로도 공부를 한 것 같은 기쁨을 시청자들이 느낀다는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지적 호기심도 심리적인 만족을 위한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을 제작진들은 고려해야 한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 하지원을 제외하고 의료팀의 주연급 출연자들은 아직 신인에 가깝다?

하지원을 제외한 의료팀의 남자의사 역할을 맡은 강민혁, 이서원(김재걸 역), 김인식(차준영 역)은 하지원에 비해 경력과 무게감이 부족해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말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그런데, ‘병원선’의 설정을 보면 대부분의 의사가 오기 싫어하기 때문에 이서원과 김인식은 차출돼 왔고, 강민혁은 삐딱한 마음으로 자원해서 온 것으로 돼 있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만약 하지원급 연기 경력을 가진 남자 배우가 의사 역할을 한다면, 병원선에 한 명도 아닌 경력 많은 두 명의 수준급 의사가 온다는 것이 일반적이지도 않고, 큰 병원에서 적응하지 못한 경력직 남자 의사라면, 병원선에서의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현재 ‘병원선’의 설정은 연상연하의 케미와 애정을 예상하게 만드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말랑말랑한 감정을 시청자들도 같이 느낄 수 있다는 기대 또한 할 수 있다. 강민혁, 이서원, 김인식이 이 드라마를 통해 얼마나 성장할지를 시청자들은 관람 포인트 중의 하나로 선택할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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