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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학교 2017’(2) 김세정의 답답함, 청춘의 답답함, 세상을 사는 답답함

발행일 : 2017-07-24 15:49:21

KBS2 월화드라마 ‘학교 2017’ 제2회의 부제는 ‘문제없는 문제아에 대하여’이다. 주제가 주는 의미는 무척 핵심을 뚫고 있다. 실제로 고등학교 학생의 경우 별다른 문제가 없어도 문제아처럼 취급받는 경우가 많다.

왜 문제가 없는데 문제아가 될까? ‘문제없는’의 ‘문제’와 ‘문제아에’의 ‘문제’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별달리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도, 모범생이 아닐 경우 문제아로 여기는 왜곡된 시선을 제2회의 부제는 꿰뚫고 있다.

‘학교 2017’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학교 2017’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 실제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자퇴를 강요받을 수 있는 가능성

‘학교 2017’ 제2회에서 라은호(김세정 분)는 교무실에 불을 질렀다는 의심을 받으며 선생님들에 의해 자퇴를 강요받는다. 모든 것을 다 본 시청자는 라은호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의심받을 만한 장소와 시간에 있었던 라은호의 해명에 대해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은 진지하게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학창시절에 그리고 지금 학생인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억울함을 한두 번 이상 겪어봤을 것이다. 특히 문제없는 문제아의 경우, 자신이 잘못이 없더라도 일단 잘못한 것으로 취급받는 경우가 많다.

‘학교 2017’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학교 2017’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 청춘의 답답한 마음,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

자신이 범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죄인 취급받는 라은호는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청춘의 답답함은 이런 특정한 상황이 아니라도, 청춘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으면 대다수가 겪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꿈을 그리고 있는 노트를 꼭 찾고 싶어서 교무실에 들어간 라은호, 답답해 죽겠기에 바이크를 타는 현태운(김정현 분)의 모습에 공감하는 시청자들도 많을 것이다. 이런 답답함은 청소년이라는 특정 시기에 더욱 부각되긴 하지만, 일생을 거쳐 다른 형태로 계속 반복될 수 있다.

‘학교 2017’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학교 2017’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앞에서는 라은호를 옹호하지 못하고 뒤에서 분개하는 금도고 2학년 1반 담임 심강명(한주완 분)은 어른들의 답답함을 대변하고 있다. 심강명을 제외한 어른들은 공부도 못하고 사고 치는 아이들은 함부로 막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란 사람들이 어른이 될 경우 공감능력, 이해능력은 하나도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반성문을 쓰며 서보라(한보배 분)은 “우리 잘리겠지? 학교는 우리 같은 애들 없는 게 나으니까. 공부도 못하고 돈도 없고”라고 라은호에게 말한다. 공부도 못하고 돈도 없으면 문제아라는 거지 같은 생각은 누가 하냐고 은호는 답했지만, 그렇게 생각하도록 학교와 사회가 만든다는 점은 씁쓸하게 여겨진다.

‘학교 2017’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학교 2017’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 기존의 구도와 판을 흔들 수 있는 인물은 한선화

‘학교 2017’은 학생과 선생님, 그리고 학부형의 대립과 갈등, 협력의 관계가 일상적으로 펼쳐질 수 있는데 그런 구도와 판을 흔들 수 있는 인물은 금도고 전담경찰관 한수지 역의 한선화이다.

만약 남자 경찰이었으면 억압적인 뉘앙스가 더욱 강하게 전달됐을 것인데, 한선화는 극강 청순 미모의 소유자이면서도 깡 하나로 순경 생활을 버텨온 한수지를 통해 시원시원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 2017’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학교 2017’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한선화는 학생의 입장에서도 선생님의 입장에서도 설 수 있는 인물이며,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독립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한수지 캐릭터는 ‘학교 2017’의 갈등과 대립이 꼬여갈 때 사이다 같은 액션과 선택으로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만약 실제 사회에서도 한수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답답함도 많이 풀릴 것이라고 생각된다. ‘학교 2017’에서 김세정과 한선화의 케미는 실제 생활에 있어서도 하나의 지침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 2017’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학교 2017’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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