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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듀얼’(13) 기존의 가족관계를 흔들어, 시청자들에게 감당할 수 있을 정도까지의 불편함을 안겨주다

발행일 : 2017-07-20 20:07:13

OCN 토일드라마 ‘듀얼’ 제13화는 기존에 부모로 기억하던 사람들이 부모가 아니었다는 것을 밝히면서 기존의 가족관계를 흔들었다.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든 것인데, 불편하지만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불편함을 주도록 수위를 조절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제13회에서 새로운 방식의 갈등을 론칭한 셈인데, 갈등 방식의 강약조절은 무척 훌륭하게 여겨진다. 인간복제라는 편하지 않는 소재로 끌고 온 드라마를 마무리하는데, 가족관계를 흔들어 휴머니즘 내지는 가족애를 상기하는 방법을 사용할지 궁금해진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사랑받았다는 행복했다는 느낌은 고통을 피하고 생존을 위한 기억의 조작일까? 이성훈과 이성준이 엄마로 기억하는 한유라는 그들을 사랑하지 않고 이용하기만 한 것일까?

행복할 리가 없는 시간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이성준(양세종 분)은 어릴 적 시간을 회상한다. 사랑받았다는 느낌을 기억하고 있는 것인데, 실제 사랑받았기 때문에 간직한 기억인지, 아니면 고통을 피하고 살기 위해 조작된 기억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듀얼’ 제13화에서는 등장인물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족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과 환상을 깨버렸다. 이성훈(양세종 분)과 이성준은 진수진으로 기억하고 있는 한유라(엄수정 분)를 심리적인, 그러면서도 실질적인 어머니로 여기고 있었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산영그룹 회장 박산영(박지일 분)은 이성훈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진실을 전달했는데, 이성훈의 신체 실험 책임자이며 실제 그 모든 실험을 했던 사람은 한유라라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은 이성훈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결코 편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너도 그런 의심을 가지고 살아오지 않았냐고 이성훈의 마음속 깊은 곳에 겨우 버티고 있던 긍정과 희망을 박산영은 송두리째 흔들어버렸는데, 맞는 말이라고 생각되면서도 무척 잔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류미래가 한유라의 딸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 제시, 류미래와 이성준 사이에서 새로운 연결고리가 형성되는 것인가?

본지는 제12화 리뷰에서 류미래(서은수 분)가 기존에 엄마로 알고 있던 간호사 류정숙(김보정 분)의 딸이 아니라 정숙을 알고 있던 유일한 생체실험 환자인 김혜진(김난희 분)의 딸일 가능성과 근거를 제시했었는데, 재13화 방송에서는 류미래가 한유라의 딸일 수도 있다고 추측할 수 있는 장면이 나와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다.

만약, 류미래가 한유라의 딸이라면 류미래는 이성준과 완전히 남남이라고는 볼 수 없는 애매한 관계에 놓이게 된다. 이성준과 이성훈이 한유라를 심리적으로 엄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류미래와는 형제자매처럼 봐야 할 수도 있고, 이성준과 이성훈이 한유라의 남편인 이용섭 박사(양세종 분)로부터 복제된 인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성준과 류미래는 부녀관계처럼 봐야 할 수도 있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멋진 반전이 더 이전에 나오고, 그 이후에 이어지는 이야기가 탄력을 받았더라면?

제12화까지 진행되면서 등장인물의 관계가 정리되는 것 같았는데 예상을 벗어난 반전을 통해 ‘듀얼’ 마무리를 위한 강한 동력을 얻게 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만, 그전의 이야기들이 좀 더 촘촘했으면 무릎을 치며 감탄했을 아이디어 장면에서, 잠시 갸우뚱하다가 천천히 깨닫게 됐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만약 몇 년 전에 ‘듀얼’이 제작됐으면 종방을 앞두고 이뤄지는 반전에 시청자들은 더욱 호평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드라마는 총 16화일 경우 제8화에 첫 번째 큰 반전이 이뤄지며 제9화부터 그 뒤의 이야기처럼 스토리텔링이 진행된 경우가 많았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마치 골프를 칠 때 18홀을 한 패키지로 계속 가는 것이 아니라 두 번의 9홀을 연이어 가는 것처럼 드라마 중반에 한 번의 정리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시청자들이 사이다로 표현하는 빠른 전개를 바라기 때문이기도 하고, 매회 영화같이 펼쳐지는 이야기가 너무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것을 선호하기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듀얼’에서의 멋진 반전이 더 이전 화차의 방송에서 이뤄지고, 그 이후에 이어지는 이야기가 더욱 탄력을 받았으면 얼마나 더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었을까를 상상하면 필자도 시청자의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듀얼’이 와 닿는 결말을 통해 이런 아쉬움을 모두 채워주길 기대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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