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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비밀의 숲’(7) 이창준의 검사장 승진, 갈등의 구조와 위상의 변화, 실마리가 풀리는 게 아니라 더 엉키고 있다

발행일 : 2017-07-06 15:51:41

안길호 연출, 이수연 극본의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 제7화는 실마리가 풀리기보다는 더 엉켜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루하고 복잡하게 진행된 암시와 복선은 채 드라마가 끝나기 전에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이런 스토리텔링과 진행은 고구마로 표현되는 답답함을 제7화 내내 느끼게 했다.

드라마 마지막에 한여진(배두나 분)과 황시목(조승우 분)이 서동재(이준혁 분)를 긴급 체포하는 장면은 ‘반전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정말 인상 깊게 보여줬다. 70분이 넘는 동안의 복잡함과 답답함이 준 체증을 한 번에 날린 마무리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눈 깜짝할 사이의 디테일로 메시지를 던진 ‘비밀의 숲’

‘비밀의 숲’ 제7화 초반에 황시목은 “정의, 야망, 탐욕, 죄악, 이 손을 어떤 손일까?”라는 내레이션을 통해 현재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이 펼치고 있는 정서를 표현했다. 검사장으로 승진한 이창준(유재명 분)이 악수를 할 때 펼쳐진 내레이션이었는데, 워낙 많은 암시와 복선을 깔고 있는 작품이기에 그냥 넘어가지 않고 주목하게 됐다.

정의, 야망, 탐욕을 말할 때에는 이창준이 악수한 사람이 누군지 확인되지 않았으나 죄악을 말하는 부근에 영은수(신혜선 분)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영은수가 직접 죄악에 관여했거나 죄악의 부근에 자리 잡고 있다는 상징으로 보였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 손이 한 일을 볼 수 있다면?”라고 이어진 황시목의 내레이션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행적을 아는 것이 아니라 본다고 표현한 것은, 정황만이 아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나타날 것이라고 암시한다고 여겨진다.

◇ 이창준 차장의 검사장 승진, 갈등의 구조와 위상의 변화를 향한 포석, 실마리가 풀리는 게 아니라 더 엉키고 있다

“우리 형사부가 10년 만에 수장을 배출했다. 축하합니다, 이창준 검사장님!”이라며 이창준 차장의 검사장을 축하하는 모습은 조직 사회의 무서운 단면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는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갈등 구조에서 핵심에 있는 인물 중의 하나인 이창준의 승진은 지금까지의 대립했던 관계와 위상을 변화하는 중요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제7화에 이어 제8화는 실마리가 풀리는 게 아니라 더 엉키고 있는데, 이창준의 승진은 그런 분위기에 강화하고 있다.

속고 속이는 두뇌싸움에서 이창준을 대하려면 지금까지의 대처로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는데, 갈등이 확장되며 재편될 때 아군과 적군의 이합집산뿐만 아니라 한 인물의 위상 변화가 전체 구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고, 이는 추후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서동재가 범인일 것인가? 서동재가 지목한 이창준이 범인일 것인가?

‘비밀의 숲’ 제7화에서는 실제 범인을 잡기보다는 희생양이 될 수 있는 용의자를 특정하기 위한 조작과 모함을 담고 있다. 이런 조작과 모함에 대해 시청자들은 드라마적 설정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실제 상황처럼 생각하는 이유는 이 드라마가 스토리텔링을 잘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뉴스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는 뉘앙스를 드라마 속에서 시청자들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준의 검사장 승진을 축하하는 복도 장면에서 동문회를 열어 본격적인 축하를 해야겠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장면은 특정 세력이 가진 힘을 빗대 표현한 것이기도 하지만, 조작이 집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정서를 전달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제7화 내내 이어진 복잡하면서도 지루한 서사는 ‘비밀의 숲’을 즐기며 이해하기보다는 하나하나 공부하며 따라가야 할 것 같이 느껴졌는데, 마지막의 한 방을 위해 70분을 투입한 제작진의 노고는 빛을 발휘했다.

‘비밀의 숲’ 제7화는 검사 스폰서 살인사건의 범인이 서동재이거나, 서동재가 체포되면서 진짜 범인이라고 지목한 이창준이 유력하게 떠올랐다. 끝까지 복잡하게만 이어가지 않고 매듭을 만든 것은 무척 훌륭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비밀의 숲’ 후반부가 더욱 재미있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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