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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듀얼’(7) 죄책감 자극하면, 누구에게 감정이입해야 하나?

발행일 : 2017-06-25 13:32:47

이종재 연출, 김윤주 극본의 OCN 토일드라마 ‘듀얼’ 제7화에서 정재영(장득천 역)은 딸 이나윤(장수연 역)을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측은지심을 가지고 정재영에 감정이입했던 시청자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감정이입에서 빠져나오게 한다면, 시청자들은 다음 회차 방송을 어떤 마음으로 기다려야 할 것인가?

딸을 구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것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지만, 그 구체적인 방법이 범죄를 저지른 상대방이 아닌 범죄자가 요구하는 제3자를 죽이는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시청자들의 죄책감을 자극해 정재영으로부터 감정이입된 마음을 빠져나오게 하면, 시청자들은 이제 누구에게 감정이입해 ‘듀얼’을 볼 수 있을까?

‘듀얼’이 만약 영화였다면 영화 초반 정재영에게 감정이입된 관객들을 빠져나오게 한 후 더 이상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게 하면서 불편한 상태로 긴장감을 유지해 결말까지 이야기를 펼칠 수도 있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그런데, 긴 호흡으로 들어가는 드라마의 경우, 일주일에 두 번 방송 후 다음 방송까지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시청자들의 경우 제3자적 입장에서 다음 회차를 맞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듀얼’은 제7화까지 방송돼 아직 절반의 방송도 채 하지 못했다.

만약, 정재영에 감정이입된 시청자들을 빠져나오게 한 이유가 의도적이었다면 더 큰 그림의 스토리텔링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표면적인 면에서 빠져나오게 만들면서도 더 깊숙한 곳에 시청자들의 마음이 들어가게 만든다면, ‘듀얼’을 본방사수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역대급 드라마, 인생 드라마로 기억될 수도 있을 것이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딸을 살리기 위해 누구든 죽일 수 있다, 누구든 납치할 수도 있다

딸을 살리기 위해 죽일 수 있다? 납치된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다른 사람의 딸을 납치할 수 있다? ‘듀얼’에서 정재영이 던진 메시지는 선악의 복제인간으로 나뉜 이성준 캐릭터와 이성훈 캐릭터를 보는 시청자들의 시야를 흔들었다.

1인 2역 아니 1인 3역을 맡은 양세종의 분리된 마음에 지금까지 초점을 뒀다면, 이제부터는 어떤 마음을 갖고 어떤 편에 설 수도 있는 정재영의 마음도 스토리텔링의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은 상대적으로 낮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보편적인 감성을 주는 대신에 다른 정서를 줬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나윤을 살리고 싶었던 마음이 정재영만큼 컸던 시청자의 경우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다.

◇ 시청자들 대신 정리한 류미래의 가설

‘듀얼’ 제7화에서 류미래(서은수 역)은 지금까지 전개된 이야기에 대해 가설을 세워 살펴본다. 이는 시청자들을 대신해 지난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이면서, 드라마 속 등장인물과 시청자들이 알고 있었던 것의 차이를 좁히는 역할을 한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정재영의 마음과 행동으로 인해 드라마로부터 멀어지는 마음을 다시 잡기 위한 노력은 주목되나, 강도에 있어서는 멀어지는 것을 상쇄할 만큼 크지 않다는 점도 눈에 띈다. 류미래의 정리는 드라마 후반부에 새로운 질주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가설 하나, 이성준은 사진 속 남자의 복제인간이다.” “가설 둘, 그 남자도 이성준과 같은 복제인간이다.” “가설 셋, 이성준과 그 남자는 복제인간의 핸디캡으로 장기 노화가 진행 중이다.” “가설 넷, 이 사진 속 남자는 최주식에게 죽임을 당했고, 그의 장기는 강제로 다른 사람들에게 이식됐다.” “마지막 가설, 그 남자의 목적은 그 장기들을 찾아서 자신에게 이식하려는 것이다.”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듀얼’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류미래의 가설과 정리는 이성훈 캐릭터의 입장을 살펴 본 가설인데, 양세종이 맡고 있는 또 다른 캐릭터인 이성준과 원본 인간의 입장에서는 어떤 정리가 이뤄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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