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 트라멜 감독의 ‘언더더씨(Fishtales)’는 바닷속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신비의 세계를 담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아쿠아 월드에는 느릿느릿 바다거북, 말랑말랑 해파리, 알록달록 산호에서부터 수천 년 잠자고 있는 보물선까지 신기한 것들로 가득하다.
‘언더더씨’는 수족관에서 음성 해설 시스템으로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바닷속 세계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미장센 외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대사가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는 영화이다.
◇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미다큐멘터리 같은 작품
‘언더더씨’는 완전 애니메이션의 세상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 실사의 세계도 아닌 두 영역이 경계를 넘어 합쳐진 것 같은 작품이다. 만약 지속적인 대사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면 화려한 영상이 처음에는 신기하다 가도 피로감을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바닷속 모습이 애니적 정서로만 표현됐으면, 그냥 교훈적인 작품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실사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에 더해진 교육적이면서도 재미있는 대사는 ‘언더더씨’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 여행을 떠나는 어드벤처로 이야기를 확장하는 애니메이션의 성공 법칙을 따르다
애니메이션에서 여행을 떠나는 어드벤처는 일반적으로 등장인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인 동시에, 다양한 영상과 움직임을 가능하게 해 스토리텔링을 확장하는 방법으로, 애니메이션의 성공 법칙 중의 하나이다.
갑자기 사라진 올리를 구하기 위해 가오리 레이의 도움으로 바닷속 모험을 떠나는데, 올리는 찾는 데만 초점을 집중하지는 않고 어드벤처의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바닷속 세상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는 점이 주목된다.
◇ 스크린이 큰 영화관에서 관람하기를 추천하는 영화
‘언더더씨’는 대사가 주는 메시지와 바닷속 모습을 표현한 시각적인 면이 동시에 중요한 영화이다. 자연 다큐멘터리 같은 이 작품은 영화관에서 크고 화질 좋은 스크린으로 관람할 경우 더욱 와 닿을 수 있는 영화이다.
스크린이 클수록 진짜로 바닷속에 있다는 느낌을 더 크게 받게 되는데, 영화관에서의 관람은 공부라기보다는 흥미로운 체험에 더 가깝게 전달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어쩌면 ‘언더더씨’는 공부한다는 생각보다 즐겁게 받아들인다는 생각으로 볼 때 오히려 더 잘 습득될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