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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터널’(14) 과거에서 온 아버지가 나보다 어리다면?

발행일 : 2017-05-20 15:57:41

신용휘 연출, 이은미 극본의 OCN 토일드라마 ‘터널’ 제14화는 박광호(최진혁 분)와 김선재(윤현민 분)가 각각 과거의 어린 목진우와 미래에 어른이 된 목진우(김민상 분)를 의심하면서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13화 이전에는 과거와 미래의 연결고리가 점차적으로 드러났고 제13화에서부터 적극적인 연결이 시작됐다면, 제14화에서는 마지막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터널’에서 터널의 의미

터널은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막힌 곳을 연결하는 가장 빠른 통로이다. 터널 전후는 다른 마을, 다른 세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공간인 것이다. ‘터널’에서 터널의 분위기는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장소이며 범죄가 발생해도 목격자가 없었을 가능성이 높은 장소이다.

OCN 홈페이지에는 ‘터널’을 ‘운명과 시간이 교차하는 곳’이라고 표현한다, 시간이 교차한다는 것은 타임 슬립의 시간 이동을 뜻하며, 운명이 교차한다는 것은 터널을 통하면서 이야기가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드라마 터널’이 아닌 ‘터널’로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할 경우 터널에서의 교통사고 등 드라마가 아닌 기사가 상단에 잡힐 때가 많다. 그만큼 일반명사로서의 흔한 이미지를 가진 터널에 운명과 시간의 개념을 넣었다는 점은 흥미롭다.

터널이 가진 상징적인 의미는 광호가 과거에서 미래로 타임 슬립했을 때보다 제13화 방송을 통해 미래에서 다시 과거로 타임 슬립 했을 때가 더 크다. 제13화 마지막부터 광호는 다시 미래로 타임 슬립하게 되는데, 터널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드라마 후반부로 가면서 더욱 구체적인 상황이 된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은 마지막 2화의 방송을 남겨둔 상태에서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목진우는 잡힐 것인가? 과거와 현재를 본격적으로 오가기 시작하면서 연쇄살인을 막을 수도 있을 것인가? 그리고, 신연숙(이시아 분)은 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

현재 상황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변화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터널’은 담고 있다. 예상하고 기대한 대로 시나리오가 흘러갈 수도 있지만, 전혀 다른 방향으로 놀라운 반전을 줄 수도 있다.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기대되기도 하지만, 그간의 감정선을 유지하며 살릴 수 있는지, 시청자들이 충분히 납득할만한 개연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도 같이 공존한다는 점도 마지막 두 번의 방송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과거에서 온 아버지가 나보다 어리다면?

‘터널’에서 과거에서 타입 슬립해 미래로 이동한 아버지 광호는 미래에서 신재이(이유영 분)의 액면 나이보다 작다. 실제로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면 어떨까? 게다가 재이는 ‘터널’에서 그냥 일반인도 아닌 심리학자이다.

‘터널’은 이런 심리적 갈등을 크게 집중하고 있지는 않다. 물론 의심하면서 받아들이지 않는 과정에서의 저항,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대한 직면은 다루고 있지만, 알게 된 후에는 놀라울 정도로 쉽게 받아들인다는 점이 주목된다.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터널’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과거로부터 넘어온 아버지가 나보다 한두 살 이라도 많았더라면 이런 미묘한 상황이 연출되지는 않았을 것인데, 제작진이 등장인물과 상황을 설정할 때 여러 가지로 해석도 가능하고 스토리텔링의 확장성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만약 현재의 설정이 가진 디테일을 더 살렸으면 더욱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인데, 몰입된 스토리텔링의 특성상 이런 상황이 주는 재미를 잘 살리지 않은 것이 더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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