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오페라

[ET-ENT 오페라] 국립오페라단 ‘오를란도 핀토 파쵸’(1) 비발디의 오페라, 바로크 오페라

발행일 : 2017-05-14 14:22:09

국립오페라단의 ‘오를란도 핀토 파쵸(ORLANDO FINTO PAZZO)’가 5월 10일부터 12일~14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비발디가 작곡한 바로크 오페라인 이번 작품은 작년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앙코르 공연이다.

공연은 재공연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다는 말을 증명하듯 ‘오를란도 핀토 파쵸’는 새로운 스타일의 오페라를 원하는 관객들에게 완성도를 더 끌어올린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본지는 이 작품을 3회에 걸쳐 독자들과 공유한다.

‘오를란도 핀토 파쵸’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오를란도 핀토 파쵸’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 안정적이고 온화한 바로크 음악, 역동적인 지휘자 게오르그 페트로우

‘오를란도 핀토 파쵸’는 오페라 전용극장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아닌 LG아트센터에서 무대에 올랐다. LG아트센터는 클래식, 뮤지컬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장소로 오케스트라 피트가 관객석과 상대적으로 가깝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로크 오페라의 특징 중의 하나는 안정적이면서 온화하다는 것이다. ‘오를란도 핀토 파쵸’ 또한 격정적인 장면보다는 서정적인 정서가 오페라 전체를 감싸고 있다. 지휘자 게오르그 페트로우는 여느 오페라의 지휘라고 볼 때도 역동적인 모습으로 지휘를 해 음악적 박진감을 높였다.

‘오를란도 핀토 파쵸’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오를란도 핀토 파쵸’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이런 모습은 공연장 전체의 분위기를 상승하는 효과도 있으나, 관객의 성향과 좌석에 따라서 다른 반응을 나타낼 수도 있다. 오케스트라 피트가 상대적으로 높고 관객석에 가까운 상태에서의 지휘자의 역동성은 시선을 무대보다 지휘자에게 쏠리도록 만들 수도 있다. 이런 면은 바로크 음악에 더욱 심취하게 만든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 비발디의 오페라,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이야기

바로크 오페라는 오페라 초창기인 1,600년부터 1,750년 사이에 작곡된 오페라로, 몬테베르디, 카발리, 라모, 비발디, 헨델 등이 활약했고, 성악 장르인 오페라, 오라토리오, 칸타타 등이 발전한 시기이다.

‘오를란도 핀토 파쵸’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오를란도 핀토 파쵸’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신교와 구교의 싸움인 30년 전쟁으로 황폐해진 유럽은 현실에 대한 거부와 반감으로 삶의 쾌락과 열정의 탐닉을 추구했다. 당시 오페라는 일반 관객의 요구보다는 왕과 귀족의 후원으로 만들어졌고, 그런 이유로 신화적 인물과 왕을 비롯한 고위층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오를란도 핀토 파쵸’ 또한 그런 경향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공연을 직접 관람하면 확인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그렇다고 교훈적이거나 칭송하는 측면으로만 치중하지는 않고,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인생과 연예에 대한 지침을 포함하고 있다는 면이 눈에 띈다. ‘오를란도 핀토 파쵸’를 관객의 성향에 따라 영웅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사랑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를란도 핀토 파쵸’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오를란도 핀토 파쵸’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 바로크 악기가 주는 환상적인 하모니

‘오를란도 핀토 파쵸’는 2005년 10월 유럽에서 바로크 음악을 전공한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창단된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연주하고, 그란데 오페라 합창단이 함께 했다. 바로크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관객도 소리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악기는 바로크 바이올린, 바로크 비올라, 바로크 첼로, 바로크 더블베이스로 이뤄졌는데, 악기 앞에 ‘바로크’라는 표현이 붙을 정도로 다른 모양과 소리를 낸다. 리코더, 바로크 바순, 내추럴 호른 등 관악기도 인상적이지만, 건반악기인 쳄발로가 만드는 소리에 매혹되는 관객들이 많다.

‘오를란도 핀토 파쵸’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오를란도 핀토 파쵸’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쳄발로는 피아노가 나오기 전 16~18세기에 가장 인기 있었던 건반악기인데, 피아노가 현을 때려서 소리를 낸다면 쳄발로는 현을 튕겨서 소리를 내는 발현악기이다. 강렬한 피아노 연주를 들을 때 타악 리듬이 연상되는 것처럼, 쳄발로는 악기 모양과는 달리 현악 리듬이 떠오르는데, 교회에서 연주되는 파이프 오르간이 겸손한 소리를 낼 때 같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류트 악기인 테오르보는 연주 자체가 고전 영화에서의 연기인 것 같은 신기한 느낌과 소리를 만든다. ‘오를란도 핀토 파쵸’ 공연에서 두 번의 인터미션에서 관객들은 악기에 대한 추측과 감상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호기심을 갖도록 만든 악기가 테오르보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