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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어른동생’ 내 동생이 나보다 어른이라니?

발행일 : 2017-04-27 02:51:11

으랏차차스토리가 만든 첫 번째 가족뮤지컬 ‘어른동생’이 4월 25일부터 5월 21일까지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조선형 작/연출의 ‘어른동생’은 송미경 작가의 단편 동화집 ‘어떤 아이가’ 중 ‘어른동생’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어른동생’은 태어날 때부터 살아가야 하는 나이가 정해진 사람이 있다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시작해, 어른과 아이의 경계, 나이대로 산다는 것과 자신의 정체성대로 산다는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어른동생’ 공연사진. 사진=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른동생’ 공연사진. 사진=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제공>

◇ 실제 어른은 아이처럼, 아이는 어른처럼 행동한다면 어떤지에 대한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다

‘어른동생’은 세종과학기지에서 연구하는 연구원인 아빠와 40살의 엄마(송인경, 이일진 분), 34살의 삼촌 정우(방기범, 남정우 분), 12살의 하루(이설, 서현정 분), 5살의 미루(오현진, 이종현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어른이 아이처럼 행동하고 아이는 어른처럼 행동하는데, 아이처럼 행동하는 어른은 실제 아이이고 어른처럼 행동하는 아이는 실제 어른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만든 뮤지컬인 ‘어른동생’은 어른과 아이의 정의,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며, 아이의 세계를 진지하게 바라보게 한다.

‘어른동생’ 공연사진. 사진=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른동생’ 공연사진. 사진=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른처럼 행동한다면 조숙한 것이고, 아이처럼 행동하면 아직 철이 없는 것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른동생’은 특정한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살아가야 할 나이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재미있는 생각을 담고 있다. 같은 나이로 평생 살아가는 게 판타지처럼 느낄 수도 있는데, ‘어른동생’을 보면 실제 나이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편안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 소극장 뮤지컬의 잔잔한 감동

‘어른동생’은 가족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아기자기하게 웃을 수 있는 소극장 뮤지컬의 잔잔한 감동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뮤지컬의 첫 부분만 보거나 처음부터 관람하지 않고 중간 이후부터 관람할 경우 ‘어른동생’은 크게 재미있게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다.

‘어른동생’ 공연사진. 사진=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른동생’ 공연사진. 사진=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나, 공연 시작부터 몰입해서 보면 어른들도 크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이다. 어른인 동생이 하는 행동은 관객석에 큰 재미를 주는데, 가볍게 볼 수도 있고 철학적 의미를 부여해 볼 수도 있기에 가족뮤지컬인데 어쩌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호응이 높을 수도 있는 작품이다.

인생에는 음악과 음식만 있으면 된다고 정우는 말하는데, 처음에는 예술가의 세계관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나중에는 아이같이 단순한 생각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언제까지 어린아이로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어른동생’은 지속적으로 던진다.

‘어른동생’ 공연사진. 사진=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른동생’ 공연사진. 사진=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제공>

삼촌 정우가 엄마에게 ‘마마’라고 부르니 딸 하루와 아들 미루 또한 엄마에게 ‘마마’라고 부르고, 엄마는 마마처럼 행동해서 관객들을 웃게 만드는 등 디테일을 계속 따라오는 관객들을 ‘어른동생’은 지속적으로 웃게 만든다.

◇ 새로운 시야로 분석해보면, 철없는 어른 세 명과 철든 아이 한 명

‘어른동생’에는 실제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 아빠를 제외하고 표면적으로는 어른 2명과 아이 2명이 등장한다. 그런데,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고 난 후 자세히 살펴보면 아이 같은 면이 있는 철없는 어른 3명과 성숙할 수밖에 없는 아이 1명의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

‘어른동생’ 공연사진. 사진=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른동생’ 공연사진. 사진=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제공>

표면적으로는 나머지 3명이 더 어른스러운 것 같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12살의 하루가 가장 성숙하거나 최소한 조숙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틀을 적용해 ‘어른동생’을 바라보면 등장인물 각각이 어떤 내면세계를 가졌는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엄마가 아이를 키우고, 아이가 엄마를 키운다는 작품 속 메시지처럼, 신작 뮤지컬은 제작진이 만들어 관객들에게 선사하기도 하지만, 관객들의 호응 속에서 재공연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간다. 프레스콜 리허설에서 어른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어른동생’이 아이들에게도 열렬한 호응을 받을지, 관객들의 요청 속에 재공연이 이뤄질지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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