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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베를린의 선택, 우리의 관심 ‘밤의 해변에서 혼자’

발행일 : 2017-03-17 17:15:56

홍상수 감독의 열아홉 번째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On the Beach at Night Alone)’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에 이어 김민희와 두 번째로 같이 한 영화이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선택받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볼 때 마치 다큐멘터리나 실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영화처럼 보게 된다는 점은 흥미롭다.

◇ 뻔뻔한 영화, 스스로 디스한 영화, 아니 그냥 영화일 뿐 일수도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라고 생각해도 현실과 겹쳐져 생각되는 영화이다. 관객의 성향에 따라 그리고 장면의 상황에 따라, 매우 뻔뻔한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스스로를 매우 디스한 영화처럼 볼 수도 있다. 물론 그냥 픽션 영화일 수도 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스틸사진. 사진=영화제작전원사 제공 <‘밤의 해변에서 혼자’ 스틸사진. 사진=영화제작전원사 제공>

“난 이제 남자 외모 안 봐. 별거 아니라고”라는 김민희(영희 역)의 대사를 비롯해 영화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계속 쏟아낸다. 영화 외적 관계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외국 관객이라면 충분히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특정한 시야를 갖게 된다는 것은, 선입견과 감정이입이 동시에 이뤄질 때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실감 나게 만든다.

◇ 인물을 따라가기도 하지만, 카메라 속으로 들어가는 인물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카메라는 등장인물을 따라가기도 하지만 고정된 카메라 속으로 김민희가 들어가기도 한다. 영화 속 카메라는 관찰자가 아닌 세팅된 세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세상의 주인공이 내가 아니라, 세상 속에 내가 들어가고 그 세상 속에서 나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스틸사진. 사진=영화제작전원사 제공 <‘밤의 해변에서 혼자’ 스틸사진. 사진=영화제작전원사 제공>

카메라가 고정됐을 때는 등장인물이 나오기 전부터 시작해 등장인물이 사라진 후에도 보이기도 한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롱테이크 시퀀스도 많이 있는데, 영상처럼 감정선 또한 그냥 이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제1부에서는 박홍열 촬영감독이, 제2부는 김형구 촬영감독이 각자 촬영을 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서영화(지영 역), 권해효(천우 역), 정재영(명수 역), 송선미(준희 역), 문성근(상원 역), 안재홍(승희 역) 등 홍상수 감독의 이전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도 많이 눈에 띄는데, 새로 호흡을 맞추며 영화를 만들었다기보다는 그간의 호흡을 확인하며 만든 것처럼 느껴진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스틸사진. 사진=영화제작전원사 제공 <‘밤의 해변에서 혼자’ 스틸사진. 사진=영화제작전원사 제공>

◇ 반복된 대사, 서로 어긋난 대화, 연극 같이 같은 대사의 이중 해석이 가능하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김민희는 같은 대사를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 한참 전 장면에서 대화를 다시 하기도 하지만, 방금 전 대사를 다시 하기도 한다. 사람들 간의 대화는 서로 어긋나기도 하는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 주로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마치 시차를 두고 채팅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연극적 대화 또한 흥미로운데 같은 대사에 대해 2중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말장난 같기도 하고 심오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롱테이크로 찍다가 뜬금없이 줌인을 해 긴장감을 주기도 하고, 마구 쏟아내는 듯하면서도 단어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만들기도 한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영화적 어조로도, 영화 외적 관심도로도 충분히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스틸사진. 사진=영화제작전원사 제공 <‘밤의 해변에서 혼자’ 스틸사진. 사진=영화제작전원사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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