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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국악] 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 전통예술(2) ‘거문고 스페이스’

발행일 : 2017-03-08 18:26:12

ADHD(Interactive Media Artist Group)의 ‘거문고 스페이스’가 3월 3일부터 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됐다. 201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우수신작 전통예술 분야 선정작으로, 허윤정의 거문고 연주와 함께 차진엽(무용), 이아람(대금), 황민왕(타악)이 함께 했다.

‘거문고 스페이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거문고 스페이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거문고를 통한 시간 여행, 소리와 빛이 만든 타임 슬립

‘거문고 스페이스’는 2000년 전 혹은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악기와 소리를 거문고라는 타임머신을 통해 시간 여행하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공연이다. 연주는 태초의 거문고 소리에서 시작해, 과거에서 현재로 가는 시간의 차원을 건너가는 통로를 지난다.

디지털화된 현대 문명사회에서의 거문고는, 현재에서 미래로 가는 차원의 이동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무대를 거쳐, 미래로 가는데 미래는 태초의 우주처럼 시공간이 혼재된 카오스의 세계라고 ‘거문고 스페이스’는 설정하고 있다.

‘거문고 스페이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거문고 스페이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가느다란 대나무로 만들어진 술대를 손에 쥐고 연주하는 거문고는 남성적인 굵고 강렬한 악기라는 인식이 강한데, ‘거문고 스페이스’에서는 타임 슬립의 개념을 넣으면서 시공간의 여백과 서정성을 거문고로 표현했다는 면이 주목된다.

◇ 여백의 미와 공간적 울림, 서정성을 표현한 거문고 독주

‘거문고 스페이스’는 어둠 속에서 거문고가 서서히 독주를 시작했다. 무대 뒷면 영상도 서서히 움직이면서, 적막을 깨는 거문고의 매력을 발산했다. 이 공연은 거문고의 독주와 다른 악기와의 합주로 나뉘었는데, 타악이나 대금, 소금, 평조 단소와 함께 할 때 거문고가 같이 질주했다면, 거문고 솔로 혹은 거문고가 소리빛 등과 함께 할 때면 여백의 미와 서정성을 거문고가 표현한다는 점이 돋보였다.

‘거문고 스페이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거문고 스페이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거문고 독주 때 소리의 크기에 따라 조명 밝기와 크기가 변화했는데, 조명은 마치 소리 측정 장치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거문고 연주 소리의 에코 효과도 인상적이었다. 거문고가 리듬을 타며 질주할 때 허윤정은 술대를 힘 있게 움직이며 연주했다.

◇ 순백의 의상을 입은 네 명의 아티스트, 시공간의 색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공연

‘거문고 스페이스’에서 4명의 아티스트는 모두 흰색의 의상을 착용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리로 표현하는 크리에이티브 대금 연주자로 평가받는 이아람은 평조 단소와 소금도 연주했다. 이아람의 연주는 가장 가녀린 떨림을 전달할 수 있는 악기에서 에너지가 전달되도록 만들었다.

‘거문고 스페이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거문고 스페이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타악 연주자 황민왕은 중요무형문화재 제82-라호 남해안별신굿 이수자이며 제92호 태평무 전수자이다. 황민왕은 국악 드러머 같은 느낌을 무대에서 전달했는데, 반복이 주는 중독성을 리듬감 있게 표현했다.

차진엽은 무대에 처음 등장했을 때는 무용수 같기도 했고 연기자 같기도 했다. 본격적인 안무가 있기 전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타임 슬립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무대에서 시각적 통로가 되기도 하고, 당시의 시공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거문고 스페이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거문고 스페이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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