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드라마

[ET-ENT 드라마] ‘미씽나인’(11) 섬에서 알던 사람들이 내가 알던 사람들이 아니다

발행일 : 2017-02-23 17:12:54

MBC 수목미니시리즈 ‘미씽나인’ 제11회는 ‘미씽나인’의 정신세계를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생존을 위한 동물적 본성이 발휘될 때보다 사회적 인물일 때 인간은 더 무섭고 위험한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진지하고 불편한 상황을 코믹하게 풀어내는 방법 또한 무척 똑똑하게 펼쳤는데, 새로운 정신세계의 기준과 불편함을 극복하는 방법이 드라마 초반부터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표현됐다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된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 섬에 가서 사람이 변한 게 아니라 살아 돌아와서 사람이 변했다

“섬에서 알던 사람들이 내가 알던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봉희(백진희 분)가 준오(정경호 분)에게 한 말은, 무인도에서 사람이 변했다는 것이 아니라 살아 돌아오면서 사람들이 변했다는 의미한다.

보통 생존이 걸려있을 때 사람이 변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미씽나인’은 생존의 문제에서도 변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사회로 돌아오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이 무인도보다 현실이 얼마나 살기 힘든지를 알려준다는 점은 무척 의미 있는 사항이다. 다른 드라마와는 보는 시야가 특별한데, 그간 많은 내용상의 도약과 개연성 부족 질타 등으로 인해 시청자들이 이 메시지를 얼마나 중요하게 받아들일지는 궁금하다. 드라마 제작진의 기본적 마인드가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논리의 비약일 수 있지만, 봉희의 대사는 동물적으로 생존해야 할 때보다 사회적으로 적응해야 할 때 인간은 무섭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미씽나인’이 주로 무인도의 이야기로만 진행될 것으로 드라마 초반 상상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는 무인도 이후의 이야기도 무척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에서도 같은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 살아있다는 믿음

봉희에게 의지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봉희와 준오를 배신한 사람들로 비치는데, 준오가 살아있다고 끝까지 믿은 봉희의 모습은 첫방부터 지금까지 본방 사수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쉽지는 않겠지만 서준오씨 방식대로 모든 것을 돌려놓을 것”이라는 봉희의 믿음의 굳건함은, 준오와 기준이 화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 내는 코믹한 시퀀스와 균형을 이룬다는 점이 주목된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 진지한 상황에서의 코믹 전환, 진지함을 풀어낸 똑똑한 방법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차디찬 공기만큼이나 지금의 컨테이너 안은 삭막함 속에 얼어붙어 있다. 누구 하나 말을 건네지 않는다. 역시 이럴 땐 ‘아이 엠 그라운드 자기소개’가 제일이다.”라고 시작한 컨테이너 안에서 준오의 내레이션은 진지함을 풀어낸 무척 똑똑한 방법이다.

꽤 수준 높은 상황 전환 방법인데, 시청자들은 학습효과로 인해 이 또한 뜬금없는 설정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는 점은 안타깝다. 준오의 독백은 마치 일기를 읽는 듯한 재미를 주는데, 위험하고 삭막한 상황 속에서 준오의 내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준오가 하는 말에 대해 “알자고 하지 마소”라는 대답의 반복은 처음에는 재미있는 라임처럼 들렸지만, 진실을 파헤치려는 사람들과 그것을 덮으려는 사람들이 첨예하게 대립해 있는 지금의 ‘미씽나인’이 가진 전체적인 뉘앙스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준오는 자신이 비행기, 지뢰, 풍랑 2번을 극복하고 살았다고 말한다. 제작진이 준오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개연성에 대해 정면 돌파하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속도감 있는 시원한 전개, 그간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멋진 반전을 남은 5회의 방송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