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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오페라] 아리아 주크박스 오페라 ‘스타구출작전’

발행일 : 2016-11-06 21:03:46

마포문화재단, 더뮤즈오페라단의 ‘스타구출작전’이 11월 4일부터 5일까지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공연됐다. 이 작품은 대처 허드의 동화를 바탕으로 미국 작곡가 에드워드 반스가 만든 단막 오페라 ‘항구에서 있었던 일(Mystery on the Dock)’에, 더뮤즈오페라단의 색깔을 입히고 이야기를 확장시켜 현대적인 감각으로 만들어졌다.

세계 최고의 오페라 가수를 꿈꾸는 랄프(테너 유상현, 윤주현 분) 푸드코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내일은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 가수 에드위나(소프라노 한송이, 하수진 분)의 공연을 보러 갈 예정이다.

‘스타구출작전’ 공연사진. 사진=더뮤즈오페라단 제공 <‘스타구출작전’ 공연사진. 사진=더뮤즈오페라단 제공>

푸드코트에 들어온 나쁜 악당 빅알(바리톤 이호택, 김민성 분) 일당을 내보내려던 랄프는 그들에게 도리어 갇히게 되고, 그곳에서 꿈에 그리던 에드위나를 만나게 된다.

◇ 아리아 주크박스 오페라 ‘스타구출작전’

‘스타구출작전’은 ‘러브배틀’에 이어지는 주크박스(Jukebox) 오페라이다. 주크박스는 음악상자를 뜻하며, 왕년의 인기를 누린 대중음악을 뮤지컬의 노래인 뮤지컬 넘버로 재활용하여 만든 뮤지컬을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고 하는데, ‘스타구출작전’은 오페라의 아리아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오페라라고 볼 수 있다.

‘스타구출작전’ 공연사진. 사진=더뮤즈오페라단 제공 <‘스타구출작전’ 공연사진. 사진=더뮤즈오페라단 제공>

에드워드 반스의 선곡에 더뮤즈오페라단의 선곡이 더해져 만들어졌는데, 원작은 오페라 속 아리아의 한 소절을 차용하여 사용하였고, 이번 공연에는 오페라 속 음악이 추가됐다.

레온카발로의 오페라 ‘팔리아치’,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론디네’, ‘라보엠’, ‘나비부인’, 비제의 ‘카르멘’,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바그너의 ‘발퀴레’에서의 귀에 익은 아리아의 한 소절은 ‘항구에서 있었던 일’과 ‘스타구출작전’에 공통적으로 들어있다.

‘스타구출작전’ 공연사진. 사진=더뮤즈오페라단 제공 <‘스타구출작전’ 공연사진. 사진=더뮤즈오페라단 제공>

더뮤즈오페라단은 작곡가 에드워드 반스의 재치를 이어받아 각색 과정에서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푸치니의 ‘라보엠’의 아리아 2곡과 그리그의 페르퀸트 모음곡 중 1개의 연주곡, 그리고, 1개의 합창곡인 ‘성자의 행진’을 삽입하여 음악적 풍성함과 스토리의 확장을 도모했다.

◇ 웅장함보다 편안하고 친숙한 느낌 강조된,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

‘스타구출작전’은 에드위나가 공연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했는데, 쇼가 펼쳐지는 공연장의 분위기를 내기 위하여 관객석을 비춘 조명에 관객들은 크게 환호했다. 공연 초반에 대사 없이 연기로만 표현되는 부분에서 어린 관객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보였는데, 어른 관객들은 대사에 크게 반응하고, 어린 관객들은 움직임에 더 크게 반응하는 모습을 이번 공연에서도 경험할 수 있었다.

‘스타구출작전’ 공연사진. 사진=더뮤즈오페라단 제공 <‘스타구출작전’ 공연사진. 사진=더뮤즈오페라단 제공>

‘스타구출작전’은 납치 장면을 비롯하여 연극적인 요소가 강화된 재미있는 오페라이다. 웅장함보다는 편안하고 친숙한 느낌의 강조되고 있으며, 다른 오페라의 아리아의 소절들을 차용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뮤지컬적인 느낌이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한국어로 개사된 가사는 오페라를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줬으며, 랄프 역의 성악가의 코믹한 연기를 비롯하여, 비알 역 성악가의 무게 잡는 연기 또한 재미있게 여겨졌다. 예술총감독인 더뮤즈오페라단의 이정은 단장과, 김태웅 연출, 이경민 음악감독의 시도는 어떻게 자리 잡을지 기대가 된다.

◇ 창작 측면에서 살펴본 미니멀리즘

대형 오페라의 경우 무대에 올리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비교적 무게가 가벼운 단막극의 오페라는 오페라 애호가들에게 최우선의 호응을 받지 못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스타구출작전’ 공연사진. 사진=더뮤즈오페라단 제공 <‘스타구출작전’ 공연사진. 사진=더뮤즈오페라단 제공>

오페라의 아리아를 모아 공연하는 갈라 콘서트는 음악이 강조된 공연으로 주옥같은 아리아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살아있는 스토리를 느끼고 싶은 관객들의 욕구를 모두 채워주지는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스타구출작전’은 친숙한 아리아를 모아서 들을 수 있으며,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런 주크박스 오페라는 창작의 측면에서 살펴볼 수도 있다. 작은 오페라로 미니멀리즘하여 창작 및 재창작이 이루어진다면, 대규모 오페라 전용극장이 아닌 곳에서도 오페라를 공연할 수 있을 것이며, 이렇게 만들어진 오페라 창작 능력은 대규모 정통 오페라의 창작에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스타구출작전’ 공연사진. 사진=더뮤즈오페라단 제공 <‘스타구출작전’ 공연사진. 사진=더뮤즈오페라단 제공>

더뮤즈오페라단의 ‘배비장전’의 경우 작년에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오페라로 공연됐는데, 올해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대규모 오페라의 위용을 보여줬고, 특히 더욱 발전된 한국어 아리아의 진면모를 보여줘 창작오페라의 희망과 방향성을 제시했다.

기존의 정통 오페라에 익숙해있는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단막극 형식의 오페라, 주크박스 오페라, 뮤지컬적인 무대 구성을 엿볼 수 있는 오페라에 대하여 신선하게 느낄 수도 있고, 원하는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더뮤즈오페라단의 다양한 시도가 어떻게 정착할지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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