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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극한 시험장 모하비에서 EQ900으로 달리다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 승차감

발행일 : 2015-11-22 09:00:00

11월 중순에도 내리쬐는 태양의 열기가 식지 않는다. 가끔 지나가는 프리웨이 트럭과 거친 소리를 내는 풍력발전기만이 이곳 사막도 인적이 닿는 곳임을 알려준다.

여름철에는 지표 온도가 50℃ 이상 올라가고 겨울철에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곳. 미국 캘리포니아 주 모하비(Mohave) 사막은 사람은 품어주지 못할지언정 다양한 조건에서 자동차를 시험하기에는 천혜의 공간이다.

로스엔젤레스 중심가에서 북쪽으로 두 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현대자동차 모하비주행시험장(CPG, California Proving Ground)은 면적 약 1770만㎡로, 영암 F1 서킷 면적의 9.5배, 여의도 면적 6배에 달하는 광활한 규모를 자랑했다.

[르포] 극한 시험장 모하비에서 EQ900으로 달리다

고속주회로는 총 길이가 10.3㎞로 국내 최대 시험 시설인 남양연구소의 2배가 넘는다. 이 정도 규모 주행시험장은 GM, 포드, 도요타 등 세계적 완성차 업체만 보유하고 있다. 모하비주행시험장에는 고속주회로를 비롯해 범용시험장, 장등판시험로 등 총 11개 시험로가 있고 모든 시험로를 연장하면 총 길이가 무려 61㎞에 달한다.

이곳에서 현대자동차는 승차감, 제동성능, 사고 회피 속도는 물론 차량전복과 다양한 노면에서 차량 상태 등을 테스트한다. 여러 부품이 혹서의 환경에서 파손되는 정도를 측정하는 재료 환경 시험도 수행한다.

[르포] 극한 시험장 모하비에서 EQ900으로 달리다

기자가 도착한 17일(현지시각) 모하비 주행장은 국내 출시를 한 달여 앞둔 EQ900 막바지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지난 1월부터 총 20여대 EQ900이 이곳에서 혹독한 테스트를 거쳤다. 시험 차량 한 대당 종합 내구 시험 3만마일(약 4800만㎞), 혹한 지역 내구 시험 약 2만마일(3200만 ㎞), 엔진 및 변속기 관련 파워트레인 내구 시험 2만마일, 외부 도로 주행시험 3만마일 등 최소 10만마일(약 16,100만㎞) 이상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주행을 하면서 동력 성능은 물론 바람소리와 같은 다양한 평가를 받는다. 지난 1월부터 20대 EQ900이 주행성능 평가를 위해 달린 누적 거리가 지구 80바퀴에 달하는 200만마일에 이른다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니었다.

현대차는 사막 지형으로 구성된 총길이 11.4㎞ 오프로드 시험로를 포함한 13개 노면을 하나의 시험로로 구성한 내구시험로 평가도 병행했다. 내구시험로 평가는 1만마일 정도만 주행해도 10만마일을 주행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데, 현대차가 벤츠·렉서스 등과 맞붙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러한 종합 테스트를 거친 EQ900은 함께 시승한 기자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모하비 시험장에서 시승한 차는 3.3 터보엔진과 5.0 버전이었다. 무엇보다 고속에서 흔들림없는 안정성이 압권이었다. 뻥 뚫린 시야가 더 해져 시속 150마일(약 240㎞)을 달리는 가운데에서도 차 안에서는 기껏해야 시속 130~140km 정도로 느껴질 정도였다.

고속에서 커브를 도는 와인딩테스트에서는 렉서스나 벤츠 등 동급 경쟁차와 비교 시연에서 EQ900 선호도가 더 높을 정도다. 급커브 구간과 8% 경사 언덕 등으로 구성된 총길이 4.4㎞ 핸들링로에서 달려 본 결과, 시속 80마일(약 128㎞) 속도에서 브레이크에 의존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회전이 가능했다.

[르포] 극한 시험장 모하비에서 EQ900으로 달리다

승차감도 인정을 받았다. 모하비 주행장에는 불편하기 그지없는 LA프리웨이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시험로가 있는데 편안한 시트를 장착하고 진동을 최소화함으로써 승차감을 높였다. LA 고속도로는 도로 자체가 곡률을 가진 콘크리트 판을 붙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반복적인 상하 가진이 가해져 작은 충격이 계속 탑승자에게 전달되는데 EQ900은 이 시험로에서도 다른 차량에 비해 확실히 편안한 승차감을 보여줬다. 현대자동차가 경쟁차보다 월등히 뛰어나다고 강조하는 방음 부분은 위장막이 있어 실질적인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했다.

현대자동차 차량시험팀 김성수 PM은 “모하비 주행장뿐만 아니라 혹한지 알래스카와 혹서지 데쓰밸리, LA 시내 주행 등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현대만의 고유특성을 갖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감동을 주는 EQ900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모하비(미국)=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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